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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채식주의자 - 한강

by No내임 2024. 11. 14.

 

작가가 '고통 3부작'이라는 파일명을 붙였던 만큼 괴이하고 비극적인 이야기

정상의 범주에서 많이 벗어난 인간상과 배경으로, 특히 예술행위와 성행위가 결합되는 장면은 거북스럽기도 하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비극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가해자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간극으로 인해 고통받다가 상대방을 이해하려 다가가고 노력해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순서 : 채식주의자 - 몽고반점 - 나무 불꽃

언니 김인혜 - 화장품가게 오너

동생 김영혜 - 주부&학원강사

 

영혜가 채식하면서 냉장고의 모든 고기류를 버려버리고, 예민해지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심해진다.

인혜의 아파트 집들이에서 아버지가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러다가 영혜는 손목을 긋고 병원에 입원...

일단 시작부터 너무 비정상적, 파격적이다.

퇴원후 인혜의 남편(비디오 예술가?)이 예술적, 성적 욕망이 지구를 뚫을 기세여서 자제가 안되고 결국 이상한 비디오를 찍는다. 근데 그게 또 바로 발각되어 둘 다 정신병원으로 잡혀간다.

영혜는 정신병원에서 쇠약의 끝으로 가게 되고 이제는 채식이고 나발이고 아예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인혜는 정신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해진 영혜를 데리고 나오면서 동생을 이해하게 되나... 싶을 때 소설은 끝난다.

음,,, 노벨상 위너인 한강 작가의 소설이라 끝까지 봤다.

그런데 기가 막힌 건, 내용과 관계없이 글이 너무 잘 읽힌다는 것...

특히 아래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249p. 저 껍데기 같은 육체 너머, 영혜의 영혼은 어떤 시공간 안으로 들어가 있는 걸까. 그녀는 꼿꼿하게 물구나무서 있던 영혜의 모습을 떠올린다. 영혜는 그곳이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숲 어디쯤이라고 생각했을까. 영혜의 몸에서 검질긴 줄기가 돋고, 흰 뿌리가 손에서 뻗어나와 검은 흙을 움켜쥐었을까. 다리는 허공으로, 손은 땅속의 핵으로 뻗어나갔을까. 팽팽히 늘어난 허리가 온힘으로 그 양쪽의 힘을 버텼을까.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영혜의 몸을 통과해 내려갈 때, 땅에서 솟아나온 물은 거꾸로 헤엄쳐 올라와 영혜의 살에서 꽃으로 피어났을까. 영혜가 거꾸로 서서 온몸을 활짝 펼쳤을 때, 그애의 영혼에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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